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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순례 이야기15. ‘홍해가 아니라 갈대바다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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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양식 댓글 0건 조회 8,357회 작성일 12-03-28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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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순례 이야기15. ‘홍해가 아니라 갈대바다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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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해는 히브리어 ‘얌숩’(Yam Suph)이라는 단어를 번역한 것이다. 숩(Suph)이란 단어는 해초(sea wood)와 갈대(reed)라는 두 가지 뜻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홍해(red sea)가 아니라 갈대바다(reed sea)인데, 구약성경을 헬라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번역자들이 홍해로 잘못 번역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며 최대의 오역사건으로 꼽는다. 그러면서 출애굽 당시 홍해는 얕아서 기적 없이도 건널 수 있는 갈대밭이었다고 주장한다. 즉 지금의 홍해가 아니라 갈대가 자라고 있는 어느 늪지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헬라어 번역이 틀렸다고 볼 수 없다. 홍해사건이 하나님의 기적이라는 사실을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것이 문제다. 이런 시각으로 이 단어를 보기에 갈대바다를 강조한 것이다. 사실 ‘숩’이란 단어에는 ‘갈대’라는 뜻과 함께 ‘해초’라는 뜻이 있고, 성경에 이 둘의 용례가 나오고 있다(출2:3, cf. 욘2:5). 그러니 홍해라고 번역을 해도 잘못이 아니고, 여러 정황을 고려할 때 오히려 더 설득력이 있다. 홍해에는 해초, 특히 붉은 색을 띄는 해초가 많이 서식하고 있어서 석양이면 해초들이 햇빛에 반사되어 바다 전체가 붉게 보이고,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해초로 인하여 바다가 온통 붉게 보인다고 한다. 그래서 마카비시대 이후부터 ‘붉은’(red) 바다라고 불려왔다. 때문에 번역자들이 ‘얌숩’을 갈대바다가 아닌 해초로 붉게 물든 붉은 바다 홍해로 의역(意譯)했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는 이는 최대의 오역사건이 아니라 적절한 해석에 기초한 훌륭한 번역이라 생각한다. 왜냐하면 번역도 해석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 번역이 홍해기적을 취급하고 있는 본문의 문맥과 잘 어울린다는 점이다(출14:21,22, 15:8). 이 구절들은 출애굽 당시 홍해가 얕아 기적 없이도 건널 수 있는 갈대밭이 아니라 (해초가 무성한)깊은 바다였다는 점을 입증해준다. 저들은 왜 단어 하나에는 그토록 민감하면서 그 단어를 포함하고 있는 문장이나 문맥에 대하여 소홀히 여기는지 모르겠다! 그러니 결국 이런 태도는 저들의 의도가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해준다.

 

“......건축자들이 버린 그 돌이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고, 또한 부딪치는 돌과 걸려 넘어지게 하는 바위가 되었다......”(벧전42:7,8)는 말씀이 있다. 같은 돌인데, 어떤 사람에게는 집을 세우는 소중한 기초석이 되고, 어떤 사람에게는 걸려 넘어지게 하는 올무가 되고 함정이 된다는 뜻이다. 십자가만 해도 그렇다. 십자가를 대하는 사람들의 자세에 따라 어떤 사람에게는 구원의 상징, 은혜의 상징, 사랑의 상징으로 한없는 감동을 주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흉악한 죄수를 벌하는 혐오스러운 형틀에 불과할 수 있다. 르비딤을 경유한 시내산으로 가는 지름길이 막혀 아카바만의 홍해 해변길을 왕복하면서 홍해라는 지명의 오역논란을 생각해 보았다. 그러면서 자세의 중요성을 새삼 느꼈다. 홍해기적 사건이라는 동일한 사실에 대하여 그것을 취급하는 사람의 자세에 따라 이렇게 다르게 평가되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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