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적’ 소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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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양식 댓글 0건 조회 11,665회 작성일 17-09-10 12:53본문
‘잠재적’ 소수자
저는 가위질만큼은 양손을 모두 자유롭게 사용하는 양손잡이입니다. 원래는 왼손잡이였는데, 아버지가 왼손잡이는 부모에게 욕이 된다며 오른손 사용을 강요하여 왼손잡이를 고쳤습니다. 그렇지만 아직도 가위질을 비롯한 몇 가지는 (물론 오른손으로도 잘 하지만)왼손을 사용하는 것이 더 편합니다. 오른손잡이 문화에서 왼손잡이는 소수자입니다. 물론 저의 아버지가 소수자란 개념을 알진 못했겠지만 자식이 소수자로 살아갈 것을 안타깝게 여겨 오른손을 사용하도록 강요한 것이었겠지요!
소수자(minority)는 다수자에 대립하는 개념으로 그 숫자의 다소(多少)와 무관하게 사회의 주류에서 벗어나 있는 사람이나 집단을 뜻합니다. 저의 경우처럼 오른손잡이 문화에서 왼손잡이, 남성중심의 가부장적 사회에서 여성, 정상인 중심의 문화에서 장애우 등 주류에서 소외된 비주류가 모두 여기에 속합니다. 요즈음 자주 언급되고 있는 소위 갑을관계에서 을에 해당되는 사람이나 집단이 소수자입니다. 그런데 이 소수자 문제는 상대적입니다. 어느 곳에서는 주류(甲)에 속한 사람이 다른 곳에서는 비주류(乙)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잘나가는 재벌의 최고경영자도 정치 권력자 앞에서는 소수자입니다. 그리고 현재는 정상인이지만 언제 사고를 당하여 장애우가 될지 모르는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이는 언제든지 소수자로 전락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모든 사람은 ‘잠재적’ 소수자인 것입니다. 모두가 잠재적 소수자이고, 또한 누구나 주류이면서 동시에 비주류인 셈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주류이면서 동시에 비주류다!’ 이런 생각과 태도에서 더불어 사는 힘, 곧 공감능력이 자라게 되고, 서로를 하나님의 위대한 걸작품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이것이 영원한 갑도 영원한 을도 없는 아름다운 공동체의 출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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