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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공(骨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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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양식 댓글 0건 조회 15,564회 작성일 15-03-22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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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공(骨空)

 

 

 

 

 

 

높이 나는 새는 몸을 가볍게 하기 위하여 많은 것을 버린다고 합니다. 심지어 뼈 속까지도 비운다고 합니다. 소위 골공(骨空)입니다. 하늘을 나는 새 한 마리가 주는 교훈입니다. 사실 채우기는 쉬워도 버리기는 어렵습니다. 그것은 우리의 삶이 채우는 것에만 학습이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삶의 비극, 세상의 비극이 여기에 있습니다. 채우기 위해 살아온 삶이 우리를 무겁게 하고, 우리를 고단하게 하고, 힘들게 합니다. 자주 유혹에 넘어지고 주저앉게 하는 것입니다. 주위 사람들과 화평을 깨고, 주님을 향하여 더 높이 날지 못하게 하는 것도 채우기에만 급급하여 비우지 못한 우리 마음 때문입니다.

 

채우기 위해선 먼저 수용할 빈자리가 있어야 합니다. 빈손이 되어야 받을 수 있고, 빈손이 되어야 붙잡을 수 있습니다. 가득 찬 찻잔과 같은 사람은 아무리 듣고 배워도 넘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비워진 잔은 다시 차기 마련입니다. 흔히 사람들은 비움을 없어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선뜻 비우지 못한 것입니다. 비울수록 없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모든 것이 것이 되는 것입니다. 비움은 잃어버림이 아니라 영역을 확장하고, 폭을 넓히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비움의 삶에 가장 좋은 약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고난입니다. 끝없이 채우려고만 하는 욕심,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려고 하는 자만심을 모두 비우는, 그래서 새처럼 뼈 속까지도 비우는 삶을 가능케 해주는 것이 고난입니다. 뜨거운 불이 쇠에 붙은 녹을 제거하고, 심한 바람과 거친 파도가 물속에 있는 모든 침전물을 걷어내는 것처럼, 고난 역시 세상적인 욕심을 내어놓게 하고, 세상에 대한 소망의 줄을 끊어지게 하여 주님을 향한 빈 마음 빈손이 되게 합니다. 그리하여 주님을 향해 비상(飛上)하도록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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