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오래, 깊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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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양식 댓글 0건 조회 11,845회 작성일 21-07-17 16:17본문
자주, 오래, 깊이
사실주의의 걸작으로 불리는 「보봐리 부인」의 작가, 프랑스 문학의 거장 플로베르에게 어느 날 한 부인이 찾아와서 자기 아들의 문학수업을 부탁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도 가르침을 주지 않자 젊은 제자는 그에게 불만을 말했고, 그는 이렇게 물었습니다. ‘자네 혹시 우리 집 계단이 몇 개인지는 알고 있는가?’ 뜬금없는 질문에 청년은 우물쭈물했습니다. 그러자 그는 다시 말했습니다. ‘하찮은 일이라도 제대로 볼 수 있는 눈, 그것이 작가에게 가장 중요하다네.’ 이 일이 있고 난 뒤에 젊은 제자는 크게 깨닫고 정진하여 스승의 가르침대로 글쓰기를 공부하며 사물에 대해 관찰하기를 게을리 하지 않았습니다. 그가 바로 「여자의 일생」, 「목걸이」등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프랑스의 대표적인 자연주의 작가 ‘모파상’입니다.
관찰력은 주어진 사물과 상황을 보고 내면의 의미와 실상을 파악하는 힘입니다. 그 때문에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발견해 위험을 대비하고 예측하는 중요한 삶의 도구가 되기도 합니다. 똑같아 보인 나무도 자세히 보면 전혀 다른 잎과 줄기와 열매를 가졌고, 시간과 계절에 따라 펼쳐지는 풍경의 차이를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일상이 지루하고 무료해지는 것은 일상의 변화가 없어서가 아닙니다. 변화를 알아차릴 만큼 관찰이 없기 때문입니다. 일상의 사소함에서 주님의 음성을 듣고, 주님의 뜻을 깨달아 민감하게 반응하는 비결도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특히 성경을 묵상할 때 더욱 그렇습니다. 본문이 제공하는 자료는 누구에게나 동일하지만 같은 본문 안에서 얼마나 많은 것을 발견하는가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그래서 성경을 더 잘 이해하는데 차이가 생깁니다. 바로 이것을 결정짓는 것이 관찰입니다. 무엇이든 자주 보고, 오래 보고, 깊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말씀은 더욱 그렇습니다. ‘관찰이 전부다.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에서 시작해라. 그리고 눈으로 발견할 수 있는 것에서 배워라.’(다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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