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된 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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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양식 댓글 0건 조회 15,176회 작성일 15-03-01 14:35본문
오염된 필터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를 감시하고 고발하는 TV프로그램까지 등장하였습니다. 이런 프로그램을 볼 때마다 주변에 먹을 것이 참 많지만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느 프로그램에서 가정집은 물론이고 놀이공원, 휴게소, 식당 등 어디서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정수기 상태를 고발하는 내용을 방송했습니다. ‘실험카메라’가 30곳의 다중이용시설과 정기적인 관리를 받는다는 일반 가정집 10곳의 검사를 의뢰했습니다. 검사결과 30개 다중시설 중 일반 세균이 검출되지 않은 곳은 단 2곳에 불과했습니다. 1㎖당 최고 290,000개의 일반 세균이 검출되었고, 6곳에서는 대장균이 검출되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습니다. 주기적으로 관리를 받는다는 가정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1㎖당 최고 240,000개의 일반 세균과 대장균이 검출된 가정도 있었습니다. 물을 정화시키는 정수기가 오히려 물을 오염시키는 오수기(汚水機) 노릇을 한 셈입니다.
그렇다면 원인이 무엇일까요? ‘필터’ 때문입니다. 필터가 깨끗해야 물을 정화시킬 수 있을 텐데 필터 자체가 오염이 되다 보니 이런 결과가 나온 것입니다. 오염된 필터 이야기는 비단 정수기 문제만이 아닙니다. 사회도 마찬가집니다. 종교와 종교인은 그 사회의 필터와 같은 존재입니다. 그러니 교회와 신자는 우리 사회를 정화시키는 필터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오늘날 교회와 신자가 오염된 필터처럼 우리 사회를 정화시키는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굵직한 부정부패사건이 터질 때마다 신자들이 연루되어 있고, 잊을 만하면 목회자들의 탈선소식이 들려옵니다. 사회를 정화시키기는커녕 오히려 사회를 더욱 오염시키고 있는 셈입니다. 이만열 교수에 의하면 삼일운동 때 만세운동이 일어난 장소의 약 1/4이 교회였다고 합니다(323곳 중 78곳이 교회가 중심). 전체 인구 2%도 안 되는 신자들이 나라 전체에 기적과 같은 영향력을 끼친 셈입니다. 지금은 그 때의 10배가 넘는 신자와 교회가 있지만 그 영향력은 1/10도 못 되니 참으로 안타까울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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