仁(인)을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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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양식 댓글 0건 조회 15,152회 작성일 14-11-30 14:46본문
仁(인)을 생각함
사용한 돌의 모양과 크기, 재질이 모두 달라야 견고한 성이나 담을 쌓을 수 있다고 합니다.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좋아하는 사람, 친한 사람, 구미에 맞는 사람과 함께 하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지만 각기 다른 개성과 특기를 가진 사람을 모두 수용해야 관계가 건강해집니다. 예리한 면도날은 두꺼운 것을 자르지 못하지만 무딘 작두는 두꺼운 것을 자릅니다. 무딤과 무던함이 예리함을 능가할 수 있습니다. 때로는 작두가, 때로는 면도날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퇴계의 제자 김성일은 ‘내 잘못을 말하는 자가 나의 스승이고, 나를 칭찬하는 자가 나의 적이다.’고 했습니다. 나와 다른 사람을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어질 ‘인’(仁)자는 외견상 ‘사람(人)이 둘(二) 있다’는 것으로 보여 집니다. 사람 인(人)변에 길이가 서로 다른, 한 획은 짧고 다른 한 획은 긴, 두 이(二)자를 썼습니다. 그러니 인(仁)이란 짧은 것과 긴 것의 조화인 셈입니다. 그것도 긴 획(장점)이 아래에 있고, 짧은 획(짧고 부족한 것)이 위에 있습니다. 그래야 인(仁)이 실현되는 세상이 된다는 것입니다. 교회 안에는 가진 것이 많은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건강한 사람과 연약한 사람, 나이가 어린 사람과 나이가 많은 사람, 배운 사람과 많이 배우지 못한 사람 등 많은 상대성이 존재합니다. 이것이 엉킬 때 모순과 갈등이 일어납니다. 반면에 강자가 먼저 약자의 입장을 헤아려서 존중하고, 약자 또한 강자를 인정할 때 仁의 정신이 실현됩니다. 같은 것을 사랑하고 아량을 갖는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을 사랑하고 포용하는 것입니다. 미래사회는 이질적인 것과의 결합이 더욱 활발해질 것입니다. 감성과 이성, 인간과 기계,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등등. 사실 장단점은 서로 떨어져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장점 안에 단점이 있고, 단점 안에 장점이 있습니다. 이것을 인정하고 포용하여 상생으로 이끄는 것이 仁을 실현하는 어진 사람입니다. 이런 ‘어진’ 사람을 간절히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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