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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군매직(訕君賣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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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양식 댓글 0건 조회 17,125회 작성일 12-07-01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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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군매직(訕君賣直)

 

 

 

 

 

‘산군매직’(訕君賣直)이란 말이 있다. 문자 그대로 ‘임금을 비방해 강직하다는 명성을 산다.’는 뜻이다. 신하의 덕목에는 충성도 있지만 강직함도 있다. 그래서 강직한 신하는 죽음을 무릅쓰고 임금에게 직언을 했다. 그런데 그 직언이 나라를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을 위한 경우가 있어 문제다. 일단 강직하다는 평을 얻으면 그것이 강력한 정치적 자산이 되기 때문이다. 임금도 그런 신하를 함부로 대할 수 없고 내친다 해도 다시 중용해야 하는 무언의 압력을 받게 된다. 그렇게 해서 복직되면 입지가 더욱 단단해질 뿐더러 역사에 길이 이름을 남길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노림수가 산군매직이다.

 

산군매직의 대표로 명나라 때 추원표라는 인물을 들 수 있다. 어느 날, 그는 상소를 올렸다. 당시 영의정 장거정이 부모상을 당했음에도 관직을 떠나 3년상을 치러야한다는 성현의 가르침을 따르지 않았다며 그의 후안무치를 나무랐다. 사실 장거정은 황제가 즉위한 직후부터 10년 동안 영의정에 있으면서 대외적으로는 몽고의 침략을 막고 대내적으로는 황하의 치수공사를 완성한 인물이다. 부모상을 당하고도 상복을 입지 못한 것은 그가 없을 경우 국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할 것을 걱정해 황제가 허가하지 않은 탓이었다. 따라서 추원표의 상소는 곧 황제를 욕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래서 황제는 추원표의 관직을 빼앗고 곤장을 친 뒤 오지로 귀양 보냈다. 5년 뒤 그는 복직이 되었으나 복직하자마자 다시 상소를 올렸다. 이번에는 황제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황제가 마음을 깨끗이 하고 욕심을 버리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추원표가 강직한 신하라는 평을 받던 시절도 있었으나 최근에는 산군매직의 대명사처럼 인식되고 있다. 타인을 부정함으로 자신의 고상함을 증명하고자 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요즈음 대권을 앞둔 정치권을 보며 이 단어를 실감합니다. 그런데 이는 정치권뿐만 아니라 산업현장, 학원, 심지어는 교회에서까지 이런 종류의 사람들을 볼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신앙의 본질은 자신을 낮추어 주님을 높이는 것이고, 자신보다 교회와 이웃의 유익을 먼저 생각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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