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은 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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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양식 댓글 0건 조회 11,432회 작성일 18-02-11 12:59본문
빚은 빛이다.
사람이 된다는 것은 ‘나는 주님께, 부모형제에게, 친구와 이웃에게, 꽃과 바람에게, 하늘과 땅에게 오늘도 빚을 지며 살았구나. 매순간 빚지며 사는 존재구나.’ 하는 사실을 아는 것입니다. 빚진 인생이라면 또한 빚을 갚으며 살아야 합니다. 이 빚을 갚는 것이 사랑이고, 사랑의 실천입니다. 그러므로 누군가에게 갚아야할 빚이 있다는 것은 아직 사랑할 것이 있다는 것입니다. 아직 그 사랑의 빚을 갚아야하기에 더 아름답게 살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나희덕 시인은 〈빚은 빛이다.〉란 시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월급 타서 빚 갚고
퇴직금 타서 빚 갚고
그러고도 빚이 남아있다는 게
오늘은 웬일인지 마음이 놓인다.
빚은 아직도 사랑할 것이 남아있고, 삶을 아름답게 살아야할 이유를 제공해주기 때문입니다. 아침에 눈을 뜨고, 가족과 오순도순 생활하고, 햇살을 받으며 출근하고, 직장에서 여러 사람을 만나고, 하루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이 모두가 빚입니다. 이렇게 눈물 나도록 고마운 것으로 우리가 빚지며 살아간다는 것은 참으로 아름다운 감격입니다. 그래서 이 빚은 아름다운 빚, 사랑의 빚, 황홀한 빚입니다. 이 빚은 두고두고 갚아야 하고, 조금씩 갚아야 하고, 사랑으로 갚아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시인은 이제 ‘빚은 빚이 아니라 빛’이라고 노래합니다. 빚이 빛이 되는 세상, 얼마나 아름다운 세상입니까? 빚을 빛이라고 감사하는 사람, 얼마나 멋진 사람입니까? 그래서 부모에게 진 빚은 사랑의 빛이 되고, 주님께 진 빚은 사명의 빛이 됩니다. 이렇게 누군가와 나는, 주님과 나는 빚진 존재가 되어 빛이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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