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차려준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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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양식 댓글 0건 조회 14,318회 작성일 16-05-08 12:58본문
어머니가 차려준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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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TV에서 ‘먹방’(먹는 방송)의 인기가 대단합니다. 우리 사회의 이런 현상이 외신기사에까지 실렸습니다. 그 기사에는 ‘먹방’에 대한 뜨거운 관심이 매우 낯설고 기이하게 느껴진다는 소감과 함께 외로운 사람들의 대리만족 같다는 분석까지 내놓았습니다. 이런 내용을 보니 어쩐지 서글픈 생각이 들지만 한편으론 수긍할 만한 대목이었습니다. 남이 먹는 모습을 보며 열광하는 이런 현상이 외로움의 발현이라면, 이는 우리에게 먹는다는 행위가 사회적 관계 맺기일 뿐만 아니라 원초적으로 식구(食口)라는 단어와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에게는 분명히 온가족이 여름에는 시원한 마루나 그늘 밑 평상에, 겨울에는 따뜻한 방에 모여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밥을 먹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세상이 너무 빨리 변하고 그 속도에 맞춰 허둥지둥 쫓아가다보니 이것이 아련한 추억이 되고 말았습니다.
더욱 신기한 것은 이렇게 맛 정보가 쏟아지는데도 정작 입맛에 쏙 드는 음식이나 음식점을 찾기가 힘들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입맛이 주관적이고, 어려서부터 서서히 길들여진 그 입맛은 대체로 그 기준이 어머니의 손맛이기 때문입니다. 어머니가 차려준 밥상이 최고라고 생각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혼자서 타향을 떠돌 때 불현 듯 떠오르는 가족의 모습이나 어머니가 해준 음식이 자동적으로 그리운 것은 긴 시간 동안 몸에 각인된 기억 때문입니다. 그래서 가족에 대한 그리움, 어머니의 음식에 대한 막연한 향수는 어쩌면 실제보다는 원형(原形)에 대한 심상(心象)이라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가족을, 함께했던 밥상을, 그 때 먹었던 음식을, 그리고 이제는 음식 자체를, 맛있게 먹는 사람들을 보며 위로를 청한지도 모릅니다. 이런 먹방과 함께 우리에게 원형에 대한 아련한 추억을 자극하는 것이 또 하나 있습니다. 매년 돌아오는 ‘어버이 날’입니다. 특히 저처럼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신 사람들에게 이 날은 고향, 가족, 부모님, 특히 원형에 대한 향수를 더욱 자극합니다. 오늘이 바로 그 날입니다. 어머니가 차려준 추억의 밥상과 함께 부모님의 은혜와 사랑을 생각해 보기 바라며, 이런 부모님을 통해 우리를 이 땅에 존재하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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