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들을 기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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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agathos 댓글 0건 조회 1,096회 작성일 24-09-29 14:09본문
이것들을 기억하라!
신8:11~20
2024. 9/29(성령강림 스무 번째 주일)
영적 기억상실증
고양이가 쥐구멍 앞에서 쥐를 기다리고 있다가 쥐가 나오자 빠르게 움켜잡다. 그런데 고양이가 배가 불렀던지 쥐를 잡아먹지 않고 가지고 놀다가 놓아주었고, 쥐는 재빨리 구멍으로 들어갔다. 구멍으로 들어갔으면 나오지 말아야 할 텐데, 그 쥐는 다시 슬며시 고개를 내밀다가 또 고양이에게 잡히고 말았다. 이번에도 고양이는 한참동안 쥐를 가지고 놀다가 놓아주었다. 그렇게 당했으면 이제는 정말 안 나와야 할 텐데, 또 나왔다가 붙잡혔고 이번에는 고양이가 배가 고팠던지 잡아먹어버렸다. 아무리 미물이지만 몇 분 전에 그렇게 당해놓고 왜 또 나왔을까? 기이해서 학자들이 쥐의 습성과 뇌를 연구해보았다. 연구결과 쥐는 일시적인 기억력이 3분이라 3분이 지나면 그 전의 일을 기억하지 못해 방금 당했으면서도 또 나온 것이라고 했다.
사람도 크게 다르지 않는 것 같다. 이스라엘 백성은 그 엄청난 홍해의 기적을 경험하고도 3일후에 그 기억을 잊어버리고, 물이 쓰다고 불평하였다. 430년 동안 종살이하던 땅에서 구원하시고, 또한 홍해를 육지처럼 건너게 하신 하나님께서 물 때문에 죽도록 두겠는가? 그런데도 그들은 그 동안 베풀어주신 은혜를 기억하지 못하고 불평하였다. 사단은 오늘날 성도로 하여금 그렇게 많은 말씀을 듣고도 그 은혜를 잊어버리게 해서 죽이려고 한다. 조사에 의하면 예배 후에 ‘오늘 무슨 말씀을 들었는가?’ 라는 질문에 ‘모르겠다!’, 혹은 ‘생각나는 것이 별로 없다!’는 응답이 많다고 한다. 이런 현상을 소위 ‘영적 기억상실증’이라고 한다. 신앙생활에서 그 어떤 적보다 무서운 적이 영적 기억상실증이다. 그 많은 은혜, 그 큰 사랑, 그 놀라운 능력을 경험하였으면서도 그것을 하나도 기억하지 못한 것이다. 성경이 우리에게 기억하여 안식일을 지키고, 절기를 지키고, 주야로 말씀을 묵상하라고 하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잊지 않고 기억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본문 역시 같은 교훈이다. 그 교훈은 바로 ‘기억하라.’(זכר)다.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이 풍요로운 가나안 땅에서 교만과 안일에 빠지지 않도록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기억하고,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며, 하나님의 능력을 잊지 말라고 권하고 있다.
첫째,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라.
어릴 때 목동이었던 아이가 자라서 나중에 후작(侯爵)이 되었다. 그는 많은 사람이 존경하고 부러워하는 위치에 있으면서도 자기가 어릴 때 양 치던 곳을 자주 찾곤 했다. 그곳에서 하나님께 감사기도를 드렸다. 그리고 자기 집에 목동의 방을 만들고, 양을 치던 곳의 그림을 걸어놓았다. 양을 치면서 입었던 옷과 지팡이 등 목동시절의 물건을 진열해 놓았다. 집을 방문한 사람들이 이것을 보고 물었다. ‘왜 이렇게 집에 어울리지 않는 지저분한 것들을 그대로 가지고 있습니까? 불우했던 과거는 잊어버리는 것이 낫지 않을까요?’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그는 말했다. ‘비록 내가 지금은 후작이지만 이것들을 자주 생각하지 않으면 교만하여 질 것 같아서 그래요.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면 내가 어떻게 후작이 될 수가 있었겠소. 나는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며 감사드리고 싶어서 늘 이것들을 보고 있답니다.’
그렇다. 자신의 ‘본래성’(originality)을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성도에게는 더욱 그렇다. 다윗이 하나님 앞에서 성공적인 인생을 살 수 있었던 비결이 바로 여기에 있었다. 그는 죽는 순간까지 자신이 ‘이새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기억했다. 이는 별 볼 일 없는 베들레헴 촌부의 말째 아들이라는 자신의 본래성을 기억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이런 자신을 이스라엘의 왕으로 삼으신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기 위해서다. 건강한 신앙생활은 은혜의식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은혜의식이 당연의식으로 바뀌는 순간 교만하게 되고, 감사도 감격도 열정도 사라지게 된다. 그래서 신앙이 무너지기 된다. 「빙점」의 작가 미우라 아야코는 은혜에 익숙한 것이 가장 경계해야 할 영적인 적으로 규정했다. 사실 찬송을 들어도 기쁨이 없고, 기도를 해도 감격이 없고, 예배에 대한 감격과 열정이 없는 이 모두가 은혜에 익숙해서, 은혜를 당연하게 여긴데서 비롯된 것이다. 그래서 모세가 하나님을 기억하라고, 특히 하나님께서 베풀어주신 은혜를 기억하라고 권한 것이다. ‘내가 오늘날 네게 명하는 여호와의 명령과 법도와 규례를 지키지 아니하고 네 하나님 여호와를 잊어버리게 되지 않도록 삼갈지어다.’(11).
둘째, 하나님의 인도를 기억하라.
네비게이토 선교회에서 국제선교를 담당하는 ‘리로이 아임스’(LeRoy Eims)의 일화다. 그가 시카고에서 비행기를 타고 캐나다 토론토로 가게 되었다. 시계를 보니 출발시간이 5분밖에 남지 않았다. 그런데 탑승구는 멀리 있고, 사람은 얼마나 많은지.... 어찌할 바를 몰라 하고 있는데, 승무원복을 입은 한 사람이 다가와 말했다. ‘선생님! 제가 도와드릴까요?’ 아임스가 말했다. ‘예, 비행기 출발시간이 5분밖에 남지 않았는데,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러자 그 사람이 안내해 주겠다며 자기 손을 잡으라고 했다. 아임스는 너무 고마워 누구시냐고 물었더니 그가 대답했다. ‘저는 선생님이 가시고자 하는 토론토까지 비행기를 몰고 갈 기장입니다.’ 그때서야 마음에 안도감이 생겼다. 조종사와 함께 있으니 비행기가 출발할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 순간 그에게 이런 말씀이 생각났다. ‘내가 항상 내 앞에 계신 주를 뵈었으며, 나로 요동치 않게 하기 위하여 그가 내 우편에 계시도다.’(행2:25).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하나님은 가까이서 우리를 항상 인도하고 계신다. 사실 우리는 하나님의 인도를 받아 지금까지 여기까지 온 것이다. 에벤에셀의 하나님이시다. 여기까지 지금까지 우리를 도우시고 인도하신 하나님이시다. 앞으로도 한 걸음 한 걸음 인도해 가실 것이다. 하나님의 인도를 전적으로 신뢰하고 기억한다면 두려움이 사라진다. 대신 감사가 솟아나게 될 것이다.
‘너를 인도하여 그 광대하고 위험한 광야 곧 불뱀과 전갈이 있고 물이 없는 간조한 당을 지나게 하셨으며 또 너를 위하여 단단한 반석에서 물을 내셨으며’(15). 삶이 힘들고 어려울수록 하나님을 바라보며 의지하시기 바란다. 지나간 날을 돌이켜 보며 하나님께서 붙들어주시고, 지금까지 여기까지 지켜주시고 인도해주신 사실을 기억하기 바란다. 그러면 앞으로도 인도해 주시리라는 확신을 갖게 될 것이다. 아무튼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다. 그러니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항상 기억하기 바란다. 내가 하나님의 손을 붙든 것이 아니고, 하나님이 나의 손을 붙들어 여기까지 인도해 주심을 기억하며 감사하시기 바란다.
셋째, 하나님의 능력을 기억하라.
‘또 두렵건대 네가 마음에 이르기를 내 능력과 내 손의 힘으로 내가 이 재물을 얻었다 말할 것이라. 네 하나님 여호와를 기억하라. 그가 네게 재물 얻을 능력을 주셨음이라. 이같이 하심은 네 조상들에게 맹세하신 언약을 오늘과 같이 이루려 하심이니라.’(17,18).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있다. 그들이 광야를 여행할 때 불뱀과 전갈이 있고, 물이 없는 건조한 땅을 안전하게 지나가게 된 것은 모두 하나님의 보호하심과 은혜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그들이 번성하여 은금이 늘어나고 소유가 풍부하게 될 때 마음이 교만하여 하나님을 잊어버리고, 마음에 이르기를 ‘내 능력과 내 손의 힘으로 이 재물을 얻었다.’ 말할 위험을 경계한 것이다. 사람은 잘 나가면 잘 되면 교만하게 되고, 교만하면 착각하게 된다. 그래서 정말 스스로의 능력과 노력에 의한 것으로 착각을 한다.
모세는 이 점을 심히 우려하면서 모든 것이 다 하나님의 은혜임을 역설하고 있다. 즉, 내 능력과 내 손의 힘으로 얻은 것이 없고, 그저 하나님께서 힘주시고 능력을 주셨기에 가능했다는 것이다. 모두가 하나님의 능력임을 기억하며 이렇게 고백하라는 것이다. ‘하나님이 하셨습니다. 하나님이 이루셨습니다. 하나님이 세우셨습니다. 하나님이 이기게 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형통하게 하셨습니다.’ 내가 잘 나고 탁월해서 남보다 잘 먹고 잘 입고 잘 사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께서 그것들을 얻을 능력을 주셨기 때문이다. ‘네 하나님 여호와를 기억하라. 그가 네게 재물 얻을 능력을 주셨음이라.’
기억하자!
이스라엘은 구약시대에도 많은 비극을 당했지만 신약시대에도 계속 세계의 떠돌이 신세를 면하지 못했다. 특히 나치 독일에 의해 6백만 명(그 중에 150만 명이 어린아이)이 학살되는 처참한 일을 당했다. 그래서 그들은 이제 다시는 이런 비극을 당하지 않으려고 절치부심(切齒腐心)하고 있다. 예루살렘에 유대인 학살기념관 ‘야드 바셈’(יָד וַשֵׁם)이 있다. 그곳에는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일반시민과 군인 등 각계각층의 사람이 물밀듯이 방문한다. 다시는 그와 같은 비극을 겪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다. 그곳 전시실에 이런 글귀가 붙어있다. ‘망각은 파멸로 이끌지만, 기억은 구원의 비결이다.’(Forgetfulness leads to exile, while remembrance is the secret of redemption). 뼈아픈 역사를 기억하면 흥하고, 망각하면 망한다는 것이다.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나님이 좋으신 분이지만 또한 무서운 분이시기도 하다. 시편에 무서운 경고의 말씀이 있다. ‘하나님을 잊어버린 너희여 이제 이를 생각하라. 그렇지 않으면 내가 너희를 찢으리니 건질 자 없으리라.’(50:22). 우리는 많은 것을 잊어야 하지만, 동시에 반드시 많은 것을 기억해야 한다.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하나님이고, 또한 그 하나님께서 베풀어주신 은혜다. 그리고 하나님의 인도하심이고, 현재 우리의 삶을 가능하게 하신 하나님의 능력이다.
관련링크
- https://youtu.be/oVM8EAYOk00 538회 연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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