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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역으로 이룬 기적, ‘느헤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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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양식 댓글 0건 조회 13,996회 작성일 14-07-13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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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역으로 이룬 기적, ‘느헤미야’

느3:28~32

2014. 7/13. 08:00, 11:00

영광스러운 이름들

영국의 유명한 대학 옥스퍼드 본관 문 옆 동판에 많은 사람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고 한다. 여기에 적혀 있는 이름의 주인공은 어떤 사람들일까? 아마도 그 대학에서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사람들의 이름일 것이다. 그렇다면 옥스퍼드가 자랑스럽게 생각한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그들은 국가적인 전쟁에서 목숨을 잃은 졸업생과 재학생이다. 그 명단 가장 마지막 부분에 한국 전쟁에 참전하여 전사한 사람들의 이름이 있다고 한다. 옥스퍼드가 자랑스럽게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은 국가를 위해 죽음을 무릅쓰고 싸워서 결국 꽃다운 나이에 목숨을 다한 사람들이다. 만약 우리가 이러한 사실을 모르고 그 명단 앞에 선다면 우리는 그 명단을 다 읽지도 못할 뿐 아니라 읽는다 해도 아무런 느낌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명단이 뜻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그리고 그 명단 가운데 우리와 관련된 사람의 이름이 있다면 우리는 그 이름들 앞에서 큰 감동을 느낄 것이다.

 

느헤미야 3장에도 75명이나 되는 많은 사람들의 이름이 나오고 있다. 물론 우리에게 이 이름들은 생소하고, 그들이 한 일에 대한 세부적이고 단조로운 이야기는 지루하고 무의미할 수 있다. 하지만 이스라엘 사람들에게는 더 없이 소중하고 영광스러운 이름들이다. 이 이름의 주인공들은 암울한 상황에 처한 자기 민족을 재건하기 위해 헌신했던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 부분을 읽을 때마다 그들은 울고, 웃었을 것이다. 자랑스러워하는 사람도 있고, 부끄러워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며, 또한 나도 이들처럼 살리라 결심을 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본장은 당시 이스라엘 사람들의 ‘명예의 전당’과 같은 것이다. 그런데 본장은 명예의 전당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특히 사역의 원리가 잘 나타나고 있다.

 

동역의 원리

본장은 일종의 공사추진 계획서이자 사역분배서이다. 2장 마지막 부분에서 그는 함께 성취해야 할 비전, 곧 성벽공사를 제시했고(17), 백성들의 전폭적인 지지도 끌어냈다(18). 이제는 백성들의 성벽공사를 하고자 하는 마음을 잘 활용하여 공사를 완성(비전을 성취)하는 일만 남았다. 이 일을 성취하기 위해 백성들에게 적절하게 사역을 분배해서 공사를 추진하려는 계획서가 본장이다. 바로 여기에 느헤미야 지도력의 특징이 잘 나타나고 있다. 그것은 모두 참여하여 함께 하는 ‘동역의 원리다. 자기 ‘혼자’하지 않고 백성을 동역자로 세워서 ‘함께’ 하였다. 성벽공사에 참여한 사람들을 보면 참으로 각양의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하나가 되어 성벽을 건축하였다. 대제사장과 그의 형제 제사장들(1), 금장색(8), 향품 장사(8), 살룸과 그의 딸들(12), 느다님 사람(26), 상인들(32).......이렇게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1) 성벽을 건축하였다(42개 팀과 15종 이상의 직업이 소개되고 있음).

 

본장에서 느헤미야는 75명이나 되는 많은 사람의 이름과 그들이 행한 일들을 기록하면서도 자신의 이름과 행한 일은 기록하지 않았다. 이는 모두가 함께 한 일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여기서 우리는 그의 인격과 신앙, 지도력의 특징을 선명하게 볼 수가 있다. 훌륭한 리더는 따르는 사람들보다 뛰어나게 일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다. 사람을 모아서 통합적인 비전 아래 효율적으로 배치한 사람이다. 그는 이것을 잘 알고 실천한 사람이다. 무슨 일이든 한 사람의 열정이나 의욕, 재능만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다.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서 극명하게 증명이 되었다. 네이마르라는 세계적인 선수 중심의 원맨(One man)팀 브라질이 조직력을 앞세운 독일과 네덜란드에게 연이어 참패했다. 그러니 성벽공사와 같은 국가적 사업은 말할 것도 없다. 그래서 그는 백성들에게 성벽공사의 필요성과 적극적인 참여를 위해 동기를 부여했고, 그들에게 적절하게 공사구간을 배분하여 위임하였다. 이렇게 사람들에게 사역을 분배하여 위임하는 사람은 인적 자원(Man-power)의 중요성을 알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렇게 맨 파워의 중요성을 아는 사람은 절대 혼자하지 않고 모두 함께 하게 한다. 이것이 느헤미야 지도력의 핵심이다(본장이 처음부터 끝까지 사람의 이름만 나열되어 있지만 실은 느헤미야 지도력의 정수). 본장은 그가 맨 파워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분배와 위임의 원칙

 전문가는 무슨 일을 하든지 일을 하는 원칙이 있고, 순서가 있고, 패턴이 있다. 못질 하나도 아무렇게나 하지 않는다. 느헤미야는 성벽 곳곳에 백성들을 배치하여 공사에 참여하게 했다. 그는 탁월한 지도자답게 분명한 원칙을 가지고 사역을 배분하여 맡겼다.

 

1. 자기와 관련이 있는 곳을 건축하도록 했다(관련성). 성벽공사는 예루살렘 성 북쪽의 양문(sheep gate)에서 시작하여, 시계반대방향으로 진행해서 다시 양문에서 끝냈다. 그런데 시작의 장소 양문과 그 주변(함매아 망대에서부터 하나넬 망대까지)을 재건한 사람들이 대제사장 엘리아십과 그의 형제 제사장들이다(1). 그리고 제사장들이 건축한 양문은 그들과 깊은 관련이 있다. 사람들이 제사에 드릴 양들을 몰고 들어오는 문이 바로 이 양문이다. 그러므로 이 제물을 다루는 사람이 제사장이니 양문은 그들과 깊은 관련이 있고, 그들이 건축한 것이 가장 자연스럽고 이상적이다.

 

2. 될 수 있는 대로 자기가 사는 곳과 가까운 곳에서 일을 하도록 배려했다(근접성). 여다야(10), 핫숩(23), 아사랴(23), 제사장들(28), 사독(29), 므슬람(30) 등의 지도자들과 그들이 이끄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거주지와 마주하고 있는 성벽을 건축하도록 했다. 이는 관련성과도 관계가 있다. 이것처럼 확실한 동기부여는 없다. 자기 집 앞의 성벽을 건축하는 일이니 얼마나 열심히 하겠는가? 그리고 이동시간을 줄이고, 언제든지 일을 할 수 있으니 효율성 또한 그만이다. 특히 당시 성벽공사는 반대자들(산발랏과 도비야, 게셈과 함께한 무리들)의 위협 속에 진행되고 있었다. 5절에서 드고아 귀족들이 성벽공사에 참여하지 않은 것이 바로 이 때문이다. 심지어는 한 손에 병기를 잡고 한 손으로 일을 했다(4:17). 싸우면서 일을 했다. 지금도 유대인들은 그렇게 생활하고 있다. 적의 공격으로부터 가족을 지키고 보호하면서 일을 할 수 있어 더욱 효과적이었다.

 

3. 그 지역을 가장 잘 아는 사람들에게 해당구역의 공사를 맡겼다. 본장에 ‘어느 지역을 다스리는 누구누구에게, 혹은 어느 지역의 절반을 다스리는 누구누구에게 어떤 부분을 담당하게 했다.’는 말씀이 반복적으로 나온다(9,12,14,15,16,17,18,19 등). 이는 그 지역을 가장 잘 아는 사람들에게 해당구역의 공사를 맡겼다는 것이다. 그래야 사람이나 물자를 동원하는데도 효과적이고, 지리적 특성을 잘 알고 있으니 공사 역시 효과적 잘 할 수가 있다. 이는 관련성과 근접성을 모두 포함한다. 생소한 지역보다는 이미 자신이 잘 알거나 자기와 관련성이 깊은 가까운 곳이 강력한 동기부여와 책임의식, 효율성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

 

4. 팀으로 일을 하도록 했다(teamwork). 동역이라고 하여 모든 백성이 함께 일한 것이 아니다. 그는 백성들을 가문단위, 가족단위, 지역단위, 직업단위, 가족과 가족 등의 소그룹으로 묶어서 서로 협력하여 성벽을 건축하도록 했다. 함께하되 동질성을 가진 작은 집단으로 나눠서 하도록 했다. 팀으로 나눠야 독립성과 책임성, 상호의존성을 극대화시킬 수가 있고, 사역의 완성도를 높일 수가 있다. 잘 알다시피 관리되지 않은 힘은 쓸모가 없고, 오히려 재앙이 될 수도 있다(물이나 바람). 사람도 예외가 아니다.

 

느헤미야의 이와 같은 사역의 분배와 위임은 철저한 준비와 참여하는 사람들에 대한 세심한 배려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러한 준비와 배려가 사람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어 강력한 협력을 끌어낼 수가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거의 200년 동안 방치되었던 성벽공사를 단 52일이라는 짧은 시일에 끝낼 수 있었던 것이다. 예루살렘 성벽공사는 맨 파워의 상징이자, 동역으로 이룬 기적이다. 오합지졸이었던 그들이 힘을 모아 이런 엄청난 역사를 만든 주인공이 되었다. 명심보감에 ‘땅은 이름없는 풀을 기르지 않는다.’(地不長無名之草)고 했다. 세상에 무가치한 존재는 없다는 뜻이다. 단지 사람들이 그것을 알아보지 못할 뿐이다. 훌륭한 지도자는 이를 알아보는 눈을 가졌고, 그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여 능력을 발휘하도록 이끈 사람이다. 그래서 무엇이든 명장의 손길이 닿으면 명품이 되는 것이다. 피카소의 ‘황소머리’라는 작품이 300억 달러에 경매되었다. 그런데 그것은 폐품 자전거의 안장과 핸들로 만든 것이다. 폐품도 명장의 손을 거치니까 천문학적 가치를 지닌 명품이 되었다. 우리는 무명초와 같은 존재이다. 하지만 최고의 지도자시고 최고의 명장이신 주님 안에 있고, 주님 손에서 붙잡히면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위대한 역사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next to them, next to him

본장에 반복적으로 나오는 단어가 있다. “그 다음은”(next to them, 혹은 next to him)이란 단어다. 2절부터 시작해서 4, 5, 7, 8, 9, 12 등 22절에서 29번이나 절과 절의 이음새처럼 쉴 새 없이 나온다. 물론 이것은 일의 순서를 밝히는 단순한 수식어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이는 책임성과 연대성, 상호의존성에 기초한 동역의 원리를 강조하는 표현이다.

 

교회는 주님의 몸이다. 우리는 그 교회를 구성하고 있는 지체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예루살렘 성벽을 완성하기 위해 책임성과 연대성, 그리고 상호의존성을 가지고 함께 동역하였던 것처럼 우리 역시 책임성과 연대성, 그리고 상호의존성을 가지고 함께하며 주님의 몸을 이뤄가는 동역자들(co-workers)이다. 하나님의 나라에는 괜히 잘난 척하는 비판자나 방관자, 구경꾼이 없다. 모두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자기가 가진 것 다 바쳐서 땀 흘려 일하는 일꾼만 있다. 성벽공사에 참여한 사람들을 보면 빈부귀천, 남녀노소, 제사장, 고위관리, 여성, 평민, 종, 상인 등 모든 직업과 신분의 사람들이 각자 주어진 자신의 자리에서 주어진 자기 몫을 맡아 열심히 일했다. 우리 모두가 주어진 장소에서 주어진 재능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일할 때 강한고 웅장한 성벽이 세워질 것이다. 이 성벽은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나 자신은 물론 우리 가족과 교회, 지체들을 적으로부터 보호하고 지켜줄 것이다. 우리 모두 함께 협력하여 음부의 권세가 침범할 수 없는 성벽과 같은 교회, 성벽과 같은 가정, 성벽과 같은 신앙을 세워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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