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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순례 이야기30, ‘느보산에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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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양식 댓글 0건 조회 7,787회 작성일 12-08-07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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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순례 이야기30, ‘느보산에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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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다바에서 서쪽으로 약 9㎞ 정도 떨어진 곳에 모세가 가나안을 바라보기만 하고 끝내 들어가지 못한 채 숨을 거둔 느보산(Mt. Nebo)이 있다. 그 때 그의 나이는 120세였으나 눈도 밝고, 기력도 여전했다(신34:1~8). 느보산은 3개의 중요한 봉우리로 이루어졌는데, 가장 높은 봉우리는 니바(Niba, 835m)이고, 두 번째는 무카야트(Mukhayyat, 790m), 세 번째는 시야가(Siyagha, 710m)이다. 모세가 가나안 땅을 바라보았다는 비스가산은 느보산의 세 번째 봉우리 ‘시야가’라는 것이 학계의 통설이다. 성경에서는 어떤 곳은 느보산으로, 어떤 곳은 비스가산으로 나와 있는데, 정확하게 표현하면 노보산 비스가 봉우리인 것이다. 실제로 시야가는 가나안 땅을 바라보기에 전망이 가장 좋은 곳으로 사해와 쿰란동굴, 종려도시 여리고와 요단강, 요단강과 예루살렘 사이의 유대사막, 그리고 예루살렘의 동부 구릉에 있는 감람산 꼭대기 등을 훤히 바라다볼 수 있는 곳이다.

 

예루살렘에 있는 프란체스코 수도회에서 시야가를 발굴(1933~1976)하여 여러 건축물을 발굴해냈다. 특히 모세의 죽음을 기념하여 4세기에 세운 교회를 발굴했는데, 그곳에서 시골 풍경과 사냥하는 모습을 그린 모자이크가 발굴되기도 했다. 이 모자이크는 531년에 제작되었다는 기록도 함께 발견되었다(이는 인근 모자이크 도시 마다바 장인들의 작품으로 추정). 그 자리에 프란체스코 수도회에서 모세기념교회를 복원하였고, 건물이 낡고 작아서 지금 새로 건축 중에 있다. 특히 그곳에는 예루살렘, 여리고, 베들레헴 등의 지명에 따라 방향과 거리를 표시한 이정표가 있다. 지금이라면 2~3일 거리를 40년이 걸려 여기까지 온 이스라엘, 가나안까지는 2시간 남짓이면 도달하는 거리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는데, 이는 순종의 중요성을 웅변적으로 말해준 것 같았다. 불순종은 지름길도 돌아가는 길이 되게 하고, 순종은 돌아가는 길도 지름길이 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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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시막사에 전시된 모세기념교회 바닥 모자이크                              느보산 전망대에 있는 방향 표지판

 

하나님은 꿈에 그리던 가나안 땅에 들어가게 해달라는 모세의 기도를 단호하게 거절하셨다. 대신 느보산에서 가나안 땅을 보는 것으로 만족하게 하고(신3:25~27), 그의 생명을 거둬가셨다. 이유야 어찌되었든(민20:2~13) 하나님의 ‘정지명령’에 순종하여 그의 후계자 여호수아를 비롯한 새로운 세대에게 모든 것을 위임하고 떠나는 모세의 뒷모습이 너무 아름다웠다. 비록 가나안에 들어가지는 못했으나 그가 이스라엘의 영원한 지도자로 남을 수 있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주의 은혜가 내게 족합니다.’라고 고백하며 떠날 때를 아는 사람의 뒷모습은 아름답다. 사실 이스라엘의 광야 40년은 구름기둥과 불기둥을 따라 ‘가다서다’(출40:36,37)를 반복하는 순종을 훈련하는 세월이었고, 모세는 마지막 순간까지 이를 멋지게 실천해 보인 것이다. 옛날 선비들은 지분(知分), 지족(知足), 지지(知止), 즉 이 ‘삼지’(三知)를 알면 불태(不殆)라고 했다. 출애굽 사건의 종결점이면서 약속의 땅이 시작되는 곳, 출애굽의 영웅 모세가 숨을 거둔 느보산에서 ‘삼지’의 삶을 실천적으로 보여준 모세를 생각하며 멀리 가나안 땅을 배경으로 방향 표지판 곁에서 사진을 찍으며 이 교훈을 마음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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