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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저들(LOSERS)의 하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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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agathos 댓글 0건 조회 457회 작성일 25-02-23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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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저들(LOSERS)의 하나님

4:1-5

2025. 2/23 11:00

사사기, 성경적 영웅 이야기

지난 주간에 사사기를 읽은 분들은 잘 알겠지만 사사기는 여호수아의 죽음(1:1, 2:8)부터 왕정이 출현하기 전까지 약 350년 동안의 이스라엘 역사를 기록한 책이다. , 이스라엘이 우상숭배로 언약을 배신하고 점차 타락하는 과정을, 동시에 언약에 대한 하나님의 변함없는 신실함을 보여주고 있다. 흔히 사사시대를 혼돈의 기간, 혹은 암흑의 시대라고 말한다. 사사시대가 ‘범죄-징계-호소-구원을 반복하면서 점점 걷잡을 수 없는 나락으로 빠져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 원인은 이스라엘이 우상숭배로 하나님과의 언약을 배반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하나님께서 그들을 구원하시지만 그들의 배반은 계속해서 반복되었다. 바로 이 과정에서 하나님께서 구원자로 사용하셨던 12명의 사사들의 활동을 중점적으로 기록한 책이 사사기다.

 

이런 의미에서 사사기는 이스라엘의’, 혹은 성경적영웅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성경적 영웅 이야기는 세상적 영웅 이야기와는 사뭇 다르다. 대표적인 영웅 서사시로 알려진 그리스 고전 일리아드오딧세이에 나온 영웅 헥토르나 아킬레우스, 오디세우스를 보면 거의 흠결이 없는 완벽한 인간이다. 동양의 영웅도 마찬가지다. 태생부터가 범상치 않는 인물들이다. 그런데 사사기에 등장한 성경 영웅은 대부분이 하자가 많고, 심지어는 평균 이하의 사람들이다. 요즘 유행어로 말하자면 소위 루저들’(Losers)이다. 본문의 주인공 드보라보다 앞서 활동했던 옷니엘과 에훗과 삼갈을 보면, 물론 이들 중에 괜찮은 사람이 첫 번째 사사 옷니엘인데, 그 역시 이스라엘 입장에서 볼 때 문제가 있는 인물이다. 그는 갈렙의 조카로 신앙이 탁월하고 무용이 뛰어난 사람이지만 에돔 출신의 이방인이다. 그리고 에훗은 오른 손이 불구인 왼손잡이고, 삼갈은 출신이 불분명한 사람이다. 드보라 이후의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기드온은 소심한 겁쟁이에 의심이 많은 졸장부이고, 입다는 길르앗의 첩 기생의 아들로 불량배 우두머리였고, 삼손은 그나마 평범한 가정에서 평생 경건하게 살아야 할 나실인으로 태어났다. 그러나 생활이 방탕하고 성격 또한 괴팍하여 평생 외톨이로 살았다. 소위 깡패와 같은 사사였다. 그래서 사사였지만 누구도 그를 호응하며 따르지 않았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이런 사람들을 이스라엘의 구원자로 사용하신 것이다. 본문의 주인공 드보라도 마찬가지다.

 

여자 사사 드보라

앨빈 토플러가 쓴권력이동(Power Shift)이란 책이 있는데, 여기서 토플러는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다. 고대사회에서 현대사회까지 권력이 이동하는 것을 보면, 고대사회는 소위 근육질, 곧 힘과 무력에 의한 권력이 지배를 했고, 그 다음 중세를 거쳐 근세로 넘어오면서 소위 돈, 곧 경제력에 의한 권력이 세계를 지배했고, 현대 그리고 미래사회는 지식과 정보에 의한 권력이 지배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니까드보라가 하나님의 부름을 받아 쓰임을 받았던 때는 강력한 남성의 근육질, 곧 무력이 세계를 지배하던 때였습니다. 그런데 가냘픈 한 여성을 하나님께서 부르셔서 가장 강력한 적으로부터 민족을 구원한 구원자로 삼으신 것이다. 그 사람이 곧 드보라. 이는 시대적 통념을 뛰어넘은 사건으로 성경에서조차 아주 드문 사례다.

 

전통적으로 유대인은 아침에 일어나면 세 가지 감사기도를 하나님께 드렸다는 이야기가 있다. 첫째는 짐승으로 태어나지 않고 사람으로 태어난 것을 감사하고, 두 번째는 이방인으로 태어나지 않고 유대인으로 태어난 것을 감사하고, 셋째는 여자로 태어나지 않고 남자로 태어난 것을 감사했다고 한다. 여기서 유대인의 지나친 선민사상과 지독한 남성 우월주의사상을 엿볼 수가 있다. 그러니 드보라의 시대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드보라는 한 남자의 아내였다. ‘그때 랍비돗의 아내 여선지 드보라가 이스라엘의 사사가 되었는데....’(4). 이런 사회와 문화에서는 여성으로 태어난 것 자체가 심각한 결함인 것이다. 그런데 하나님께 이런 드보라를 부르셨고, 가장 강력한 적으로부터 이스라엘을 구원시키셨다.

 

약한 자를 통해 강한 자를 이기게 하신 하나님

당시 이스라엘은 가나안 왕 야빈에게 20년 동안 지배를 받고 있었다. 야빈은 아주 강력한 군사력을 가진 가나안의 맹주(盟主)였다. 그는 철병거 900승과 함께 시스라라는 장군을 군대의 장관으로 거느리고 있는 막강한 군사력을 가진 왕이었다. 당시 야빈은 철을 다루는 철기문화에 속해 있었으나 이스라엘은 청동기 문화권에 속해 있었다. 요즘으로 치면 재래식 무기를 기진 군대와 핵무기를 가진 군대와의 관계쯤으로 보면 된다. 그러니 철기문화를 가진 야빈에게 지배를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렇게 막강한 군사력을 배경으로 한 야빈의 학대(‘학대비틀어 짜다는 것을 뜻하는 것으로 마치 포도를 포도즙 틀에서 밟아 으깨 짜듯이 이스라엘에 대한 야빈의 압제가 매우 혹독했음을 시사함)에 시달리는 이스라엘을 구원하기 위해서 하나님은 한 평범한 가정주부 드보라를 사용하셨다. 또한 야빈의 군대장관 시스라를 죽인 것도 연약한 여인(겐 사람 헤벨의 아내 야엘)이었다. 가장 강력한 적을 가장 연약하고 평범한 여성을 통하여 물리치게 하신 것이다. 연약한 자를 통하여 강한 자를 이기게 하신 하나님이심을 잘 보여주는 사건이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일하시는 중요한 방법 중에 하나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세상의 어리석은 것들을 선택하심은 지혜로운 자들로 부끄럽게 하시려는 것이요, 하나님께서 세상의 약한 것들을 선택하심은 강한 것들을 부끄럽게 하시려는 것이라.’(고전1:27). 아무튼 하나님께서 세상의 미련한 자, 세상의 약한 자, 세상의 천한 자, 세상에서 멸시받는 자, 세상에서 보잘 것 없는 자를 택하시고 부르셔서 하나님의 귀한 그릇으로 사용하신다는 사실을 강조한 말씀이다.

 

주변에 ‘~때문에 나는 할 수 없어. ~때문에 나는 안돼.’ 이런 말을 주문처럼 외우며 자기를 합리화한 사람이 많다. 아마 우리도 살면서 이와 같은 핑계를 대며 자신을 합리화시켰던 일이 많이 있었을 것이다. ‘여자이기 때문에, 학벌이 좋지 않기 때문에, 돈이 없고 시간이 없어서, 능력 있는 부모를 만나지 못해서 등등.’ 지금 자신의 상황이 다른 어떤 이유 때문에 그랬다고 핑계를 대는 경우가 많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라고 본다. 실력자, 능력자, 젊고 건장하고 화려한 스펙을 가진 자를 우선하는 세상을 살다보니 이런 생각을 갖는 것이 어쩌면 당연하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세속적인 관점이다. 믿음의 시선, 하나님의 관점은 다르다. 하나님의 관점에서 바라본 믿음의 시선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이 함께 하시면~’이라고 고백하게 만든다. 그래서 장애물과 약점을 뛰어넘게 된다. 사실 사사기에 나온 모든 사사들이 그랬다. 앞에서 소개한대로 그들 대부분이 보통 이하의 루저들이었다. 그런 그들이 자신보다 훨씬 강한 적을 물리치고 민족의 구원자가 되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적을 세상의 관점이 아니라 하나님의 관점에서 바라보았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영이 임하니라.

그렇다면 어떻게 자신과 사건과 세상을 하나님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믿음의 시선을 가질 수 있을까? 약한 자를 통해 강한 자를 이기게 하시는 하나님의 능력을 경험하는 삶을 살 수 있을까? 이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품고 있는 책이 사사기이고, 또한 사사기의 중심 내용인 사사들 이야기다. 사사기를 읽어보면 마치 관용구처럼 사용되고 있는 구절을 발견할 수가 있다. 특히 거의 모든 사사에게 공통적인 수식구다. ‘여호와의 영이 ~에게 임하니라.앞에서 말했듯이 사사 한 사람 한 사람의 인간적인 면면을 보면 참 별 볼 일 없는 사람들이다. 그런 그들이 자신들보다 훨씬 강한 적을 물리치고 민족의 구원자가 되었다. 바로 이 수식구절 때문이다. 이것이 하나님께 쓰임받은 사람들의 공통점이고, 또한 하나님께서 사람을 쓰시는 방법이다. 여러 약점에도 불구하고 탁월하게 삶을 살 수 있는 비결이다. 능력과 권능은 내게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주신 것이다. 승리와 성공은 내가 잘 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영이 함께 하셨기 때문이다.

 

여호와의 영이 그에게 임하셨으므로 그가 이스라엘의 사사가 되어 나가서 싸울 때에 여호와께서 메소보다미아 왕 구산 리사다임을 그의 손에 넘겨주시매 옷니엘의 손이 구산 리사다임을 이기니라.’(3:10). 첫 번째 사사 옷니엘에 대한 말씀이다. 하나님은 범죄한 이스라엘을 메소보다미아 왕 구산 리사다임의 손에 넘기셨고, 8년 동안 그의 지배를 받으며 살게 했다. 그런데 구산 리사다임이라는 이름의 뜻을 보면, 이스라엘이 얼마나 힘겨웠을지 알 수 있다. 구산 리사다임은 두 배로 악하다는 뜻이다. 누가 사람 이름을 두 배로 악하다고 짓겠는가? 그러니 이 말은 두 배로 악한 사람을 통해 이스라엘을 괴롭히게 하셨다는 것이다이런 그를 하나님의 영이 임한 옷니엘을 통해 물리치게 하셨다는 것이다(삼손의 경우는 3번이나 이 구절이 사용되고 있음). 본문의 드보라도 마찬가지다. 그저 평범한 가정주부였는데, 하나님의 영이 그녀와 함께 하시니 철병거로 무장한 야빈을 물리치고 여성으로서 전무후무한 민족의 구원자가 되었다.

 

이 세상에 약점이 없는 사람은 없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이 세상에는 완벽한 사람이 없다는 뜻이다. 하나님이 아니기 때문에 완벽할 수가 없다. 그리고 이런 약한 것 때문에 우리가 하나님께 더 가까이 가고,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께 더 귀하게 쓰임 받는 촉매역할을 한다. 이것으로 말미암아 하나님과의 관계가 더욱 새로워지고, 더욱 돈독해지고, 더욱 절실해 진다. 더욱 열심히 말씀을 읽게 되고, 더욱 열심히 기도하게 되고, 더욱 간절히 은혜를 사모하게 된다. 결국은 이런 사람에게 하나님의 영이 임하시게 된다. 그러므로 관건은 하나님의 영이다. 하나님의 영이 우리에게 임하시는 것이다. 그러면 여러 약점에게 불구하고 탁월한 인생이 된다. 이런 간절함을 품은 책이 사사기이고, 또한 사사들이고, 본문의 주인공 드보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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