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위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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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agathos 댓글 0건 조회 209회 작성일 24-10-26 10:21본문
거위의 꿈
오늘은 종교개혁 507주년 기념주일입니다. 1517년 10월 31일 마르틴 루터가 로마 카톨릭 교회를 향해 95개 조항의 반박문을 발표했고, 이것이 종교개혁의 신호탄이 되었습니다. 교회는 이를 기념하여 매년 10월 마지막 주일을 종교개혁기념주일로 지키고 있는데, 루터가 개혁을 일으키기 100여 년 전에 체코에서도 있었으나 좌절되었습니다. 그 주인공이 ‘얀 후스’(Jan Hus)입니다. 금번 순천남노회 동(東)시찰에서 주최한 ‘교회 및 문화탐방’에서 체코를 방문했고, 얀 후스를 만나고 왔습니다.
후스는 체코 프라하 대학 총장이자 사제였고, 학자였습니다. 그는 모국어인 체코어로 설교를 했고, 성경도 번역하였습니다. 당시 로마 카톨릭 교회는 라틴어를 신성한 언어라고 주장하며 예배에서 라틴어만 사용하도록 했고, 라틴어로 된 성경을 모국어로 번역할 수 없도록 규정하였습니다. 그러니 라틴어를 모르는 대부분의 사람은 성경을 읽을 수도, 예배를 알아들을 수도 없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성경은 사제와 교회의 전유물이 되었고, 마음대로 교권을 휘둘렀습니다. 게다가 십자군전쟁을 위해 교황청에서 면죄부 판매로 어지러운 때였습니다. 이런 교회를 향해 후스는 죄를 사할 수 있는 사람은 하나님뿐이며 면죄부를 파는 사람은 가룟 유다와 같다고 했고, 이런 말과 행동은 교황청의 심기를 건드리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래서 결국 그는 교황청에 의해 1415년 7월 6일에 화형을 당하였습니다. 그가 순교 전에 남겼다는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너희는 지금 거위를 죽인다. 그러나 백년 뒤에는 죽일 수도, 삶을 수도 없는 백조가 나타날 것이다.’그의 이 예고는 적중이 되어 그가 순교를 당하고 102년 후에 독일에서 루터가 종교개혁을 일으켰습니다. 체코어로 후스란 말의 뜻이 ‘거위’입니다. 이렇게 거위의 꿈이 실현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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