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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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양식 댓글 0건 조회 9,931회 작성일 19-05-19 14:45본문
내가 ‘그’이고 싶다!
그는 아무도 나를 사랑하지 않을 때
조용히 나의 창문을 두드리다 돌아간 사람이었다.
그는 아무도 나를 위해 기도하지 않을 때
묵묵히 무릎 꿇고
나를 위해 울며 기도하던 사람이었다.
내가 내 더러운 운명의 길가에서 서성대다가
드디어 죽음의 순간을 맞이했을 때
그는 가만히 내 곁에 누워 나의 죽음이 된 사람이었다.
아무도 나의 주검을 씻어주지 않고
뿔뿔이 흩어져 촛불을 끄고 돌아가 버렸을 때
그는 고요히 바다가 되어 나를 씻어준 사람이었다.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 자를 사랑하는
기다리기 전에 이미 나를 사랑하고
사랑하기 전에 이미 나를 기다린..
정호승 시인의 〈그는〉이란 시입니다. 이 시를 읽을 때마다 예수님을 생각합니다. 제게 주님의 은혜를 깊이 느끼게 하는 시입니다. 이 짧은 시가 예수님에 대해 제가 하고 싶은 모든 말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이 시를 읽으며 ‘내가 그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나)를 ‘나’(그)로 바꿔서 읽어보았습니다. ‘나는 아무도 그를 사랑하지 않을 때/ 조용히 그의 창문을 두드리다 돌아간 사람이었다./ 나는 아무도 그를 위해 기도하지 않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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