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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순례 이야기8. ‘베두인과 레갑자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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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양식 댓글 0건 조회 11,630회 작성일 12-03-1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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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순례 이야기8. ‘베두인과 레갑자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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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10일, 시나이반도에서 한국인 순례객 3명을 납치한 이집트의 무장 세력이 베두인 관련 단체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우리 사회에 시나이반도와 베두인에 대한 관심이 크게 일고 있다. 우리 일행은 요르단의 수도 암만(Amman)에 도착해서야 그 사실을 알았다. 그들은 이번 일 외에도 미국인 여성 2명을 납치한 적이 있고, 1월 31일에는 현지 중국인 근로자 25명을 납치해 구속 중인 동료 5명과의 맞교환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렇게 그들이 납치와 석방을 반복하는 대형사건을 잇따라 저지르는 것은 이집트 중앙정부로부터 받는 뿌리 깊은 차별에 대한 반감에 기인한 것이라고 한다. 또한 무바라크 퇴진이후 일종의 권력공백상태가 계속되면서 그들에 대한 중앙정부의 효과적인 통제가 어렵게 된 측면도 지적되고 있다.

 

시나이반도를 여행하면서 베두인과 그들의 마을을 자주 보았다. 사막에서 양을 치고 있는 모습, 시내산을 오를 때는 그들의 인도를 받았고, 일행 중에는 그들의 낙타를 타기도 했다. 그들이 끓여준 물로 컵라면을 먹고, 심지어 그들의 마을까지 방문하여 사는 집도 둘러보고 끓여주는 차도 마셨다. 조그마한 나무 그늘에 찌그러진 의자 하나 놓고 거기가 응접실이라고 말하는, 열악한 환경이지만 불평없이 거기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에서 때 묻지 않은 순수함을 느꼈다. 게다가 정부가 그들을 정착시키기 위해 집을 지어줘도 그 집에 살지 않을뿐더러 그 집에는 짐승들을 넣어놓고 자신들은 텐트(장막)에서 생활한다고 했다. 겉모습으로 사람을 알 수 없지만 이런 그들이 이와 같이 과격한 행동을 저질렀다는 사실이 쉽게 연결되지 않는다. 아무튼 현대문명을 동경하거나 거기에 동화되지 않고 자신들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에서 성경에 나온 ‘레갑’(Recab)자손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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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두인의 집(물론 다 이렇게 사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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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일행을 대접하기 위해 홍차를 끓여 컵에 붙고 있다

 

‘레갑’은 겐족속(장막생활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 뜻으로 모세의 장인 이드로도 이들에 속해있던 사람)의 일파로, 그들 조상 중에 ‘레갑’이란 사람의 이름에서 유래한 것이다. 그들은 이방민족으로 하나님의 성전을 섬기는, 마치 레위지파와 같은 취급을 받은 사람들이다. 그들은 300여 년 동안 ‘영영히 포도주를 마시지 말며, 집도 짓지 말고, 평생 장막에 거하라,’(렘35:8~10)는 선조 요나답의 명령에 따라 포도주를 입에 대지도 않고, 예루살렘에 살면서도 집을 짓지 않고 장막에서 살았다. 하나님은 선조의 명령에 순종하며 신앙의 순수성을 지킨 이 레갑자손을 축복하셨다. “너희가 너희 선조 요나답의 명령을 순종하여 그 모든 훈계를 지키며, 명한 것을 행하였도다.......레갑의 아들 요나답에게서 내 앞에 설 사람이 영영히 끊어지지 아니하리라.”(렘35:18,19). 하나님의 말씀처럼 그들은 북조(이스라엘)의 멸망 때(BC722)도, 남조(유다)의 멸망 때(BC587)도 살아남았고, 오늘날까지 여리고 지역에서 하나님을 섬기며 순수한 신앙을 지켜가고 있다. 

 

베두인과 레갑자손, 굳이 서로 공통점을 찾는다면 물질문명에 동화되지 않고 장막생활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뿐인데, 베두인을 보면서 그들이 생각나서 이렇게 적어본 것이다. 그리고 레갑자손을 통하여 하나님 앞에서는 말씀을 듣는 자가 의인이 아니라, 말씀을 지키는 자가 의인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새겨보며, 시류에 편승하지 않고 약속의 말씀에 순종하는 이 시대의 소중한 레갑자손이 되시기를 간절히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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