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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순례 이야기49, ‘신들의 도시, 가이샤라 빌립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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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양식 댓글 0건 조회 31,201회 작성일 13-06-21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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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순례 이야기49, ‘신들의 도시, 가이샤라 빌립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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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p.jpg 베드로를 비롯한 제자들의 위대한 신앙고백의 장소 가이샤라 빌립보는 이스라엘의 최북단, 요단강의 주요 원류중 하나 근처인 헐몬산 기슭에 위치해 있는 요단계곡의 상부 북쪽 끝을 감싸고 있다. 이곳은 구약성서에 나온 바알 갓, 혹은 바알 헤르몬(수11:17, 삿3:3)으로 추정된다. 헬라인들은 그들의 신 판(Pan)의 이름을 따라 이곳을 파네아스(Paneas)라고 불렀고, 아랍인들은 바니아스(Banias)라고 부르고 있다(이는 헬라어가 아랍어로 잘못 굳어진 것). 이곳은 안티오커스 3세가 이집트 군대를 물리치고(기원전 198년) 팔레스타인을 통치할 수 있게 해준 곳이다. 파네아스의 이름은 헤롯에 의해 가이샤라로 바뀌었고(눅2:1), 헤롯의 아들 빌립에 의해 가이샤라 빌립보로 바뀌었다.

 

지금의 가이샤라 빌립보는 여기 저기 흩어져 있는 유물들을 통해서 이곳의 옛 영광을 가늠해 볼 뿐 여느 시골과 다를 바 없었다. 하지만 물이 풍부한 것이 이곳의 특징이었다. 헐몬산에서 눈 녹은 물이 땅 속으로 스며들어 이곳 바위틈에서 솟는다고 한다. 인근 협동농장(키부츠)에서 재배한 사과를 노점에서 구입하여 이곳의 시원하고 맑은 물에 씻어 먹으니 더욱 사과 맛이 좋았다(사실 그 사과 내가 일행에게 기부함 것임). 제자들의 위대한 신앙고백(마16:13-16)의 장소였던 이곳을 방문해보니 주님께서 베드로를 비롯한 제자들의 신앙고백에 그토록 놀라운 반응을 보이신 이유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당시만 해도 이곳은 웅장한 이방 신전들이 세워진 한 마디로 ‘신들의 도시’였다. 구약시대에는 바알 갓 곧 행운의 신을 믿는 장소였고, 헬라시대에는 판 신전, 이외에도 제우스 신전, 네메시스의 뜰, 판의 뜰, 거룩한 염소의 무덤 신전 등 다양한 신전들이 있었다. 그리고 로마시대에는 하얀 대리석으로 만든 로마황제를 숭배하는 신전도 있었다. 이처럼 가이사랴 빌립보는 이방인이 위대한 신이라고 믿는 신전이 가득한 곳이다. 거기에 비해 주님의 모습은 초라하기 이를 데 없었다. 처음 제자들이 ‘선생님, 계신 곳이 어딥니까? 함께 하고 싶습니다.’고 했을 때, ‘인자는 머리 둘 곳도 없다’고 하실 만큼 신전은 고사하고 자신의 몸 하나 거둘 수 있는 집도 없었다. 그런 주님이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서 사람들의 의견과 제자들의 생각을 물으셨고, 주님을 향해 그들은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계시는 하나님의 아들입니다.’고 고백한 것이다. 주님이 온갖 세상의 신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진정한 하나님이심을 드러낸 것이다.

 

인류는 하나님 앞에서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대립 속에서 성공과 성취, 그리고 실패와 패배를 켜켜이 쌓으며 오늘에 이르렀다. 사실 인간사 모든 것이 보이는 것들과 보이지 않는 것들의 피나는 싸움의 역사이고, 흐름이다. 신앙의 역사 또한 보이지 않으시는 하나님과 눈에 보이는 허망한 것들과의 대립의 역사다. 주님을 믿고, 주님께 일생을 드린 사역자의 길을 가면서도 눈에 보이는 것에 함몰된 초라한 내 자신을 보며 보이는 웅장한 이방 신전들 앞에서도 당당하게 이런 위대한 신앙고백을 드린 제자들이 새삼 존경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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