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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순례 이야기47, ‘분쟁의 땅, 골란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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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양식 댓글 0건 조회 14,792회 작성일 13-01-03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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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순례 이야기47, ‘분쟁의 땅, 골란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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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릴리 호수 위쪽 골란고원(Golan Heights)에 가면 쿠네이트라(Quneitra)라는 마을이 있다. 이스라엘과 시리아의 국경지역인 이 마을은 철조망이 마을을 가로지르고 있다. 그런데 이 마을의 철조망에선 특이한 장면이 매주 금요일 12시에 펼쳐진다고 한다. 이스라엘과 시리아 양쪽 사람들이 철조망을 사이에 두고 서로의 이름을 큰소리로 부르며 안부를 묻는 것이다. 이들은 벌써 40년 째 매주 이러고 있는 것이다. 40년 전, 1967년에 일어났던 이스라엘과 시리아의 전쟁으로 이 마을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철조망이 생기면서부터다. 어젯밤까지만 해도 이웃에 살던 부모와 형제, 이웃이 다음날 아침이 되자 철조망으로 가로막히게 되었고, 그때부터 40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왕래를 못하는 이산가족이 된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철조망지역으로 몰려와서 애타게 가족과 이웃의 이름을 부르며 안부를 묻고 지내온 것이다. 사람들은 이 철조망이 있는 지역을 ‘외침의 계곡’(Shouting Valley)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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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침의 계곡에서 가족과 이웃을 부르고 있는 모습(라이프지에서 가져옴)

 

일행은 주일 선상예배를 마치고 분쟁의 아픔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땅 골란고원으로 향했다. 구약성경에서 바산이란 이름으로 불리고 있는 골란고원은 평균 해발고도 1,000m로 다메섹 남쪽에 있고 서쪽은 요단강 계곡, 남쪽은 야르묵강 계곡을 끼고 있다. 기후가 건조하지만 토지는 비옥하다. 안티레바논산맥의 남단에 솟은 헐몬산(2,814m)에서 눈 녹은 물이 흘러와 농경지를 적시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곳은 예로부터 ‘소가 살찌는 곳’으로 널리 알려져 왔다. 선지자 아모스는 남편의 지위와 권력을 남용하여 가난하고 약한 자들을 압제하고, 그렇게 쌓은 부와 권력으로 사치와 호화를 누리는 사마리아의 부유층 여성들을 바산의 암소에 비유했다(암4:1~3).

 

골란고원은 1948년 이전까지는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던 잊혀진 땅이었다. 그런데 이스라엘이 독립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숙적인 이스라엘과 시리아가 접전하는 국경지역이 되었기 때문이다. 골란고원이 시리아 측에 유리한 군사적 요지로 떠오른 것은 이스라엘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천혜의 전망대가 될 수 있었고, 또한 이스라엘의 젖줄인 갈릴리 호수의 수원이 시리아 지역을 통과하여 흐르고 있어 수원을 무기로 활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우려했던 대로 시리아는 이 물줄기를 막는 수로변경작업(물길을 시리아와 요르단 쪽으로 돌리기 위한 댐 공사)을 진행하여 호수를 말려 이스라엘을 고사시키려 했다. 이스라엘은 이 사건으로 시리아가 골란고원을 장악하고 있는 이상 자신의 생존이 그들의 손아귀에 볼모로 잡혀있을 수밖에 없다는 판단을 내리고, 1967년 6월, 그 유명한 6일 전쟁을 주도했고, 아랍 국가들과 싸워서 6일 만에 압승(壓勝)하여 골란고원을 차지하게 되었다.

 

지금도 그곳엔 시리아의 파괴된 진지와 부서진 탱크가 널려있고, 찌그러진 지프 등이 기념물처럼 전쟁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다. 동병상련(同病相憐) 때문인지 마치 영화의 한 장면과 같은 쿠네이트라 사람들의 이야기는 참으로 가슴이 아팠다. 그리고 평화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생각해 보았다. 평화롭지 못하면 물이라는 소중한 하나님의 선물을 무기로 악용할 수 있고, 그것 때문에 전쟁도 불사할 수 있다. 이는 단지 물 뿐만이 아니다. 아무튼 하나님의 선물이 분쟁의 원인이 되다니 얼마나 아이러니한 일인가? 평화를 만들고 지키는 것(Makes peace and keeps peace)이 더불어 행복하게 잘사는 길이고, 이를 위해 신자와 교회가 존재하는 것이다. 유일한 분단국가에 살고 있는 사람으로서 인간의 욕심 때문에 짓밟힌 그 땅을 보며 가졌던 참으로 절실한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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