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순례 이야기3. ‘가룟 유다의 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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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양식 댓글 0건 조회 7,230회 작성일 12-02-26 15:41본문
성지순례 이야기3. ‘가룟 유다의 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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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국가 이집트에서 구(Old) 카이로(바벨론이라고도 함)는 외국인에게는 ‘콥틱지역’으로, 카이로 사람들에게는 ‘마스르 알 카디마’(구 시가지)로 불린다. 이곳에는 이슬람교와 유태교, 그리고 기독교가 공존하고 있다. 여기에 아기 예수님 피난교회가 있다. 이 번 성지순례의 출발지가 바로 이 교회였다.
이 교회는 요셉과 마리아가 아기 예수님과 함께 헤롯왕의 박해를 피해 와서(마2:13~15) 거처했던 곳으로 알려진 동굴위에 세워진 것으로, 성 세르기우스(St. Sergius) 교회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는 로마의 황제 막시밀리안 때(296년) 순교한 세르기우스(Sergius)와 바쿠스(Bacchus)를 기념하여 세운 교회였기 때문이다. 물론 현재 건물은 10~11세기에 재건한 것으로 이집트 전체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라 할 수 있다. 이 교회는 콥틱 정교회에 소속으로, 콥틱(이집트 원주민 또는 그들이 사용하는 언어라는 뜻)교회는 마가복음의 저자 마가를 초대교황으로 부르며, 예수님의 인성을 부인하고 신성만 인정(단성론)하는 탓에 칼케돈(451년) 의회에서 이단으로 정죄되었으나 그들 나름의 신앙을 지금껏 고수하고 있다. 이슬람 일색인 이집트에서 15%의 기독교인 인구를 구성하고 있을 정도이다.
예배당 입구를 배경으로 일행 목사님과 함께 인증샷
예배당 안에는 들어갈 수 있었으나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사진을 찍지 못했고, 예수님이 거하셨던 동굴 역시 강물이 스며들어 보수공사 중이라 들어가지는 못하고 밖에서 들여다보기만 했다. 흥미로운 것은 예배당 천장은 노아의 방주 모습을 본따서 만들었고, 열두 제자를 상징하는 열두 개의 기둥이 있었는데, 예수님을 팔아넘긴 가룟 유다의 것만 다듬어지지 않은 붉은 화강암으로 되어 있고, 나머지는 잘 다듬어진 흰 대리석으로 되어 있었다. 유다를 상징하는 기둥만 재질과 색이 다르고 다듬지 않은 거친 모습 그대로를 유지한 것은 유다의 배신을 기억하며 교훈 삼고자했던 것 같다.
오늘의 어려움을 예견이라도 한 듯 다른 재질, 다른 색채, 다른 모습으로 배신자 가룟 유다를 상징하는 기둥을 만들어 세워둔 것은 굉장한 혜안(慧眼)이고, 탄압과 박해 속에서도 주님을 배반하지 않고 신앙을 지키도록 하기 위하여 아이가 태어나면 몸에 십자가 문신을 하는 등 비장한 각오로 살아가는 저들에게 이 기둥은 특별한 의미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아울러 신앙생활을 하면서도 변화되지 않아 지체들과 하나 되지 못한 인생, 여전히 세속적인 자신의 색깔을 지우지 못하고 살아가는 인생, 훈련과 연단을 통하여 잘 다듬어지지 않는 인생의 위험성을 경계하고 있는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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