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봄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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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agathos 댓글 0건 조회 1,462회 작성일 24-03-30 10:21본문
먼저 봄이 되자!
어떤 남자가 이사를 가게 되었습니다. 겨우 이삿짐을 다 옮기고, 아직 짐 정리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마을 전체가 정전이 되어 버렸습니다. 남자는 더듬거리며 수북한 짐 사이에서 양초를 겨우 찾았을 때, ‘똑똑’하며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문을 열어보니 한 아이가 서 있었고, 인사와 함께 말을 건넸습니다. ‘아저씨 양초 있으세요?’ 아이의 말을 듣자 남자는 이렇게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이사 오자마자 초를 빌려달라고 하다니 예의가 없네. 만일 지금 초를 빌려주면 앞으로도 계속 이것저것 빌려달라고 하겠군!’ 그리곤 초가 없다고 말하며 아이를 돌려보내려고 문을 닫으려는 순간 아이가 급하게 말했습니다. ‘잠깐만요, 아저씨! 이사 온 첫날부터 정전 때문에 불편하실 것 같아서 초를 드리려고 왔어요!’ 이 말과 함께 아이는 양초 2개를 내밀었고, 남자는 조금 전에 생각했던 것이 부끄러워져 아이의 눈을 바라볼 수 없었습니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에 따라 타인과 세상이 달리 보인다고 합니다. 따라서 삭막한 세상을 살다보면 때론 순수한 배려와 호의를 잊기도 하고, 스스로 손해 보지 않으려고 더 움켜쥐게 됩니다. 하지만 내가 먼저 마음을 열고 선의(善意)를 행한다면 세상과 타인의 마음을 밝히는 등불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물은 흐르지 않으면 웅덩이가 되고, 생각은 흐르지 않으면 고민이 되고, 피는 흐르지 않으면 고름이 됩니다. 우리의 생각이 흐르지 않으면 응어리가 되어 봄이 오고 꽃은 피어도 우리는 겨울을 살게 되는 것입니다. 누군가에게 다가가 봄이 되려면 내가 먼저 봄이 되어야 합니다(이해인). 봄이 오는 소리를 희망으로 나눠주어야 한다. 우리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부활의 소망, 부활의 생명이 되시기 위해 먼저 부활의 첫 열매가 되신 것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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