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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잎 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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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티끌 댓글 1건 조회 11,143회 작성일 06-11-24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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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디라도 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언제든지 갈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누구라도 사랑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언제든지 사랑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무엇이라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언제든지 볼 수는 없습니다.
오늘은 할 수 있지만 내일은 할 수 없는 일들이 있습니다.
내일이면 할 수 없기에 오늘 꼭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요즘에 교정의 단풍이 너무 예뻐
누구든 막 초대하고 싶었는데
어제 바람이 많이 불더니
우수수 많이도 떨어져버렸습니다.
하지만 빈 가지도 좋아요~
차창에 쌓인 낙엽 그대로 데리고 다니면서
몇 해 전 가을을 생각합니다.

가을이 익어가던 무렵의 어느 5교시였을까요?
수업에 들어갔는데 아이들이 모두 엎드려 있는 겁니다.
“애들아! 일어나~ 왜 다 엎드려 있는거야?”
그러자 갑자기 “하나 둘 셋!” 하면서 일제히 일어나는 아이들!
근데 이게 웬일입니까?
아이들 입술이 하나같이 빨갛게 단풍이 들어있는 겁니다.
“아니? 너희들 입술이?”
자세히 보니 그것은 나뭇잎이었습니다.
교정의 은목서 이파리가 글쎄 단풍잎 입술로 변한 거예요.
어떻게 붙여 놓았을까요? 기술도 좋네~
아이들이 웃기 시작하자 나뭇잎 입술이 하나 둘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행복한 하루였지요.
지금도 가끔 그런 행복을 꿈꾸지만
그 행복이 바로 내곁에 있다는 사실을 가끔씩 잊어버릴 때가 있어요.
그래서 오늘은 제가 아이들을 한번 웃겨볼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예쁜 오후 되세요~!^^

댓글목록

KANG님의 댓글

KANG 작성일

가을인건 알았는데...오늘 비로소 그 '가을'을 가슴가득 담아보았습니다.
외근나갔다가 30여분 기다려야 할 일이 생겨서 근처 공원을 걸었죠....
봄에 노란꽃으로 즐겁게 해주던 산수유가 붉은 열매로 탱글거렸구요....무엇보다도 장관은....
길따라 쭉~~나열되듯 서있던 은행나무에 달린 따스함이랄까 부드러움이랄까 가득담은 샛노랗 은행잎들이 가득가득 매달려쭉~~서있던 모습이 얼마나 풍성해 보이던지....
보는것만으로도 ^____________________^ 이따만한 미소가 생기고 가슴속이 빵빵....채워지더라구요...
바람도 선들선들....불때마다 후두둑~~쏟아져 내리는 은행잎들이 마음을 가득 채워주었습니다.
햇살도 따사롭구....오랫만에 아무 생각 않고 천천히 걷다보니.....
마음이....평온해지는것이 느껴지더군요...순간......이것이 행복이구나....새삼...느껴보았습니다.
일상에서 행복을 느끼고...감사하자....자주 생각은 하는데....실천이 잘 안됐었는데...
요즘 아침과 저녁에...걸으면서...조금씩 실천을 하고 있습니다..
잡생각이 많아서 투덜이 스머프 같던 KANG씨....이젠 '잡생각'을 좀 버리고...그냥 평온하게 지내보렵니다....ㅎㅎㅎ
(역쉬....생각없이 살아야 속편하다는거....밑줄 쫙!!! 대리꼬리 땡땡....좋아요...^^)
은행잎이 가슴가득 내려 행복한 금요일 오늘을 감사하면서...
낼 토요일 또한 행복하고.....나뿐 아니라 모두들 행복한 주말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그 행복 가득한 미소가득 담긴 얼굴로 주일날 만날 수 있길 ....바래요...오늘밤도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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